유명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하이퍼스케일러와 각국 정부가 빠른 지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를 받아줄 매수자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엘에리언은 금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물량을 보면 안정적인 매수자에 기대할 수 있는 규모를 훨씬 웃돈다”며 “이 때문에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인플레이션이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신뢰도, 그 밖에 거론돼 온 다른 이유보다 근본적인 불균형과 훨씬 더 관련이 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간단히 말해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 정부와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최근 단계는 기술 대기업들이 현금흐름을 활용하기보다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진행될 전망이다. 투자운용사 Vanguard에 따르면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5곳인 Alphabet, Amazon, Meta, Microsoft, Oracle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AI 구축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132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들 5개 기업의 연간 부채 발행액이 약 350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미 국채의 ‘안정적인 매수자’들도 압박받아
현재 채권 매도세를 촉발한 이유는 단순하다. 투자자들이 미 정부 부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선불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주도의 대이란 전쟁 여파를 점점 우려하고 있다. 이 전쟁은 특히 휘발유 가격을 중심으로 또 한 차례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AI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데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막대한 지출이 이에 걸맞은 수익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엘에리언은 CNBC에 “내가 보기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 국채를 꾸준히 매수하고 보유해 온 안정적인 투자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지정학적 이유로 더 이상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고, 일본과 걸프 국가들은 국내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도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NBIM)는 금요일 노르웨이 재무부에 서한을 보내 국채 보유 비중을 현재 70%에서 50%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Reuters에 따르면 NBIM은 미 국채 보유액을 약 800억달러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중앙은행과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이제 다음 순서로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벤 스타일과 유마 슈스터는 블로그 게시글에서 “국채는 재정 규율 부재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반응해 장기 부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점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가계와 투자펀드 등 가격 민감형 투자자들이 갈수록 더 많이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은 미국의 일상적인 비용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시작점은 주택시장이다. 모기지 금리는 통상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매물 부족으로 신규 주택 구입 비용이 이미 높아졌고, 많은 미국인에게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대출도 채권 수익률, 특히 5년물 국채 수익률의 영향을 받는다. Experian에 따르면 7월 자동차 할부금은 월평균 770달러였다. 일부 구매자들은 월 납입금을 감당하기 위해 더 긴 만기의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기사는 원래 ‘모하메드 엘에리언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물량, 미 국채와 경쟁하며 금리 끌어올려”’라는 제목으로 Moneywise.co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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