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착촌에 대한 무기 수출도 금지한다.
미국 당국자들과 의원들은 영국 기업들이 일부 주에서 사업 제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가 미국 당국자들과 의원들이 제재 시행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을 경고했음에도 점령된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한 제재를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화요일 의회에서 국제적으로 팔레스타인 영토로 인정된 땅에 건설된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조치가 발효되기까지 6~9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밀리밴드 장관은 영국 의원들에게 “오늘 영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요르단강 서안] 점령이 불법이라는 것”이라며 “점령의 불법성은 우리가 점령지와 맺기로 선택한 경제적 관계에 반영돼야 한다고 정부는 믿는다”고 말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영국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일부 지역에서 “정착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자행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청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너무 자주 이를 외면해 왔고, 더 나아가 정부 구성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를 지지하는 발언과 행동을 해왔다”며 “이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서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CNBC는 논평을 듣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포괄적 제재 체계” 시행과 함께 정착민들의 부동산 확장을 위해 건설·인프라·금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정 기업과 개인에 대해서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정착촌과 관련된 광고도 금지한다.
그는 “불법 정착촌에 자금을 대거나 이를 조장하는 이들에게 말한다. 영국 제재의 전면적인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영국은 “이스라엘의 안보와 번영을 포함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과의 교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밀리밴드 장관은 영국이 무기 및 기타 상품·서비스 가운데 “점령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항목에 대한 모든 허가 신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무기 수출 금지 범위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방위군이 사용한 무기 허가 30건 이상을 중단한 데 이어 이를 실효성 있는 “무기 판매에 대한 이중 잠금장치”라고 표현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이는 점령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수출 금지가 계속 유지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지난주 의원들에게 이스라엘이 점령된 요르단강 서안의 E1 정착촌 건설을 위한 최근 입찰 공고를 낸 것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며 “현 정부는 두 국가 해법의 파괴를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행동에 나설 것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포괄적인 조치들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에 제재 시행 시 불이익 경고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화요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런던이 제재를 시행할 경우 워싱턴의 대응이 “의심할 여지 없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영국 기업에 막대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영국 기업들이 미국 “여러” 주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랜디 파인 미국 하원의원은 영국이 제재를 추진할 경우 영국 기업들이 플로리다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그는 월요일 저녁 X에 올린 글에서 “영국 정부가 영국 기업들에 이스라엘 일부 지역을 보이콧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만큼, 플로리다주 의회 의원으로서 내가 통과시킨 법에 따라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영국 기업은 플로리다의 주 정부나 지방정부와 거래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플로리다주의 ‘감시 대상 기업과의 계약 금지법’을 가리킨 것이다.
이 법은 주 정부기관이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는 기업과 거래하거나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Airbnb는 2019년 요르단강 서안의 매물 약 200개를 삭제하겠다고 발표한 뒤 플로리다주의 감시 대상 기업 명단에 올랐다. Airbnb는 이후 정책을 철회했고 명단에서 제외됐다.
파인 의원은 “플로리다는 영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 중 하나”라며 “플로리다는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는 기업이나 국가는 플로리다로부터 보이콧을 당한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뉴저지, 앨라배마를 포함한 미국 여러 주에는 이른바 반(反)BDS 규정이 마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과의 교역에 대한 입장을 이유로 유럽 정부와 투자자들을 비난해 왔다.
지난해 미국 국무부는 역내 분쟁 과정에서 기업들의 인권 침해 우려를 이유로 2조달러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국 기업 Caterpillar와 이스라엘 은행 5곳에서 투자금을 회수한 데 대해 CNBC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해당 조치가 “Caterpillar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부당한 주장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지난여름 특정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주아일랜드 미국 대사관은 이 조치가 약 1,000개 미국 기업에 “실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성명에서 “목표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면 상징적인 조치로 아일랜드 경제에 피해를 주고 평화를 진전시키지 못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을 내는 국제적 공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이와 유사하게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를 추진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