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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이후 잇따라 벌어진 전쟁으로 최소 45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380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알카에다 소속 납치범 19명이 민항기 4대를 장악해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충돌시키며 약 3000명을 숨지게 한 지 25년이 지났다.
이후 미국 주도의 전쟁이 잇따라 벌어지며 한 세대 동안 워싱턴의 외교정책이 재편됐다. 2001년 이후 매년 미국군은 세계 어딘가의 국가를 폭격했고, 그 결과 수백만 명의 삶이 파괴됐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학생이었던 이라크인 오마르*는 당시 전쟁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거짓 구실 아래 시작됐다고 회고하며 알자지라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테러와의 전쟁’: 450만 명 사망
9·11 테러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부른 이 작전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 각국으로 이어진 사실상 끝없는 전쟁과 군사작전의 시작이었다.
브라운대학교 왓슨 국제공공정책연구소의 전쟁 비용 프로젝트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미국 주도의 전쟁으로 직·간접적으로 사망한 사람은 450만~47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94만 명은 전쟁으로 직접 목숨을 잃었고, 360만~380만 명은 질병과 영양실조, 의료체계 붕괴 등으로 간접 사망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접 사망자 17만6000명
미국은 2001년 10월 7일 ‘항구적 자유 작전’을 시작했다. 탈레반 정권은 수주 만에 무너졌지만, 전쟁은 미국 대통령 4명에 걸쳐 약 20년간 이어지며 미국 역사상 최장기 분쟁이 됐다.
Costs of War 프로젝트 분석에 따르면 전쟁으로 직접 사망한 사람은 약 17만6000명이다. 기아와 질병, 치료받지 못한 부상으로 수십만 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전쟁 전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62%였던 식량 불안정 비율은 전쟁 이후 92%로 높아졌다. 불발탄과 지뢰는 지금도 민간인을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하고 있다.
2021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통제권을 되찾았다.
이라크: 전쟁 직접 사망자 31만5000명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03년 3월 19일,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시작했다.
오마르는 이라크전이 시작됐을 때 18세였다. 그는 알자지라에 “폭탄 소리를 기억한다. 우리는 매우 두려웠다”고 말했다.
전쟁이 바그다드로 번지자 일부 친구들이 너무 위험하다는 경고에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러 갔다고 오마르는 회고했다. 그는 “나는 친구들에게 ‘왜 가느냐’고 말했다”며 “그런데 친구들은 갔고 돌아오지 않았다. 떠올릴 때마다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지상전과 함께 미국은 파키스탄·예멘·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에서, 또 이라크와 시리아의 ISIL을 상대로 대체로 공식 발표 없이 공습과 드론 작전을 벌였다.
탐사보도국(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은 2004년 이후 다음과 같이 집계했다.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공습 423건이 이뤄졌고, 민간인 424~966명을 포함해 약 2499~4001명이 사망했다.
예멘에서는 최소 186건의 공습과 급습이 있었으며, 민간인 158명을 포함해 최소 853명이 사망했다.
소말리아에서는 2001~2016년 공습 19~23건으로 188~276명이 숨졌다.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리비아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자 미국과 NATO는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유엔 결의에 따른 공습 작전을 벌였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7개월 동안 리비아에 약 9700건의 공습이 이뤄졌고, 이후 카다피는 반군에 붙잡혀 살해됐다.
2014년 미국 주도의 이라크·시리아 ISIL 격퇴 작전인 ‘내재된 결의 작전’은 수만 발의 폭탄이 동원된 대규모 공중·지상전이었다.
런던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Airwars는 2018년까지 파괴와 인명 피해가 막대했으며, 당국이 민간인 사망자를 1417명으로 인정했지만 실제 사망자는 8264~1만336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3800만 명 이상 강제 이주
Costs of War는 9·11 이후 전쟁으로 아프가니스탄·이라크·파키스탄·예멘·소말리아·필리핀·리비아·시리아에서 3800만 명 이상이 해외 또는 자국 내에서 강제 이주했다고 추산한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집을 떠나야 한다.
지난해 이란과 파키스탄은 약 29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을 국경 너머로 돌려보냈다. 이라크에서는 침공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10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난 상태다.
40세 아프가니스탄 여성 아이샤*는 반복된 강제 이주로 인생의 상당 기간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을 오가며 보냈다. 가족은 1994년 처음 아프가니스탄을 떠났고 2000년 돌아왔지만, 미국 침공 이후인 2002년 다시 피란했다. 이란에서 11년을 산 뒤 아이샤와 자녀들은 추방돼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야 했다.
아이샤는 “여러 번 갔다 돌아왔다. 이번에는 11년 동안 그곳에 있었는데, 이란인들이 우리를 쫓아냈고 아이들을 학교에서도 내쫓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80만 명이 넘는 미군이 복무했으며, 2021년 마지막 미군이 철수하기 전까지 약 2500명이 사망하고 2만 명이 부상했다. 미국·영국 및 동맹국 전체로는 연합군 3500명 가까이가 사망하고 2만3500명 이상이 다쳤다.
미 국방부 사상자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이라크전에서 미군 3481명이 사망했고 3만1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장기적인 비용도 막대하다. Costs of War 프로젝트는 미국이 9·11 이후 참전용사 지원에 2050년까지 2조2000억~2조5000억 달러를 부담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많은 참전용사가 여전히 정신건강 위기에 직면해 있다.
Costs of War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테퍼니 사벨은 알자지라에 “9·11 이후 전쟁에서 전투로 사망한 미군과 참전용사보다 자살로 사망한 이들이 4배나 많았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비율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외상성 부상을 안고 돌아온 사람들이 더 자주 재배치되고 있다. 그 결과 전쟁의 비용이 국민 전체가 아니라 특정 인구집단, 즉 참전용사와 군 복무자들에게 집중돼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끝나지 않는 전쟁: 8조 달러, 그리고 계속되는 비용
미국은 20년에 걸친 전쟁에 약 5조8000억 달러를 지출했다. 향후 수십 년간 참전용사 지원에 추가로 2조200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어서 총비용은 최소 8조 달러에 달한다.
2030년이면 미국이 이자 비용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실제 전투 비용과 맞먹게 된다. 이 빚은 현재 25세 미만 세대가 갚아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