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총재, 중앙은행가들이 결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대표성 없는 엘리트’로 비칠 위험
영란은행 총재가 포퓰리즘 정치인의 부상이 독립 중앙은행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Nigel Farage가 이끄는 Reform UK가 Birmingham에서 연례 전당대회를 연 가운데 Andrew Bailey 총재는 중앙은행가들이 국민에게 결정을 설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표성 없는 엘리트’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Bailey 총재는 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Alexander Hamilton부터 Thomas Hobbes까지 역사적 사례를 폭넓게 인용한 연설에서 그는 중앙은행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ailey 총재는 포퓰리즘 정당의 집권 논리가 “특정 정치운동만이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대변한다는 주장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가로막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관은 국민과 국민의 의지 사이에 선 대표성 없는 엘리트가 되고, 이에 따라 국민주권의 장애물이 된다”고 덧붙였다.
Bailey 총재는 이어 “이는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는 (이 말을 가장 넓은 의미로 사용하면) 정당성이 사회의 다양성에 기반하고, 사회 내부의 특정 집단 하나의 선호에 기반하지 않는 정부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대서양 양쪽에서 특히 우파 성향 포퓰리즘 정당의 기세가 높아졌다. 중앙은행을 포함한 전통적 기관을 공격하는 것은 이들의 정책 강령에 자주 포함된다.
Farage는 과거 Reform UK가 집권하면 Bailey 총재를 교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미국에서는 Donald Trump가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는 Federal Reserve를 두고 당시 의장 Jerome Powell을 거듭 거칠게 비난했다.
Bailey 총재는 Trump의 비판에 맞서 Powell 의장을 옹호하고 중앙은행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한 국제 중앙은행 총재 공동성명에 서명한 인사 중 한 명이다.
영란은행은 1997년 Labour 정부에 의해 독립성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결정 권한은 재무장관에서 총재가 의장을 맡는 9인 통화정책위원회(MPC)로 넘어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란은행에는 금융 안정과 관련한 추가 권한도 부여됐다. 당시 영국 은행 부문의 상당 부분이 납세자 부담으로 국유화됐다.
Bailey 총재는 금요일 정치권으로부터 영란은행을 분리한 덕분에 영란은행이 ‘지속적인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통화·금융 여건’을 조성하는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은 감시를 예상해야 한다. 이러한 감시는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신호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이 걸려 있는지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PC는 Iran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Bailey 총재는 고용시장이 약한 상황에서 임금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기 위해 오르는 과정이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하는 ‘2차 파급효과’의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MPC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영란은행의 매파적 수석 이코노미스트 Huw Pill을 포함한 3명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Pill은 목요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Threadneedle Street가 “명확하고 신속하며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란은행은 다음 정책회의가 열리는 9월 17일 논란이 된 양적긴축 정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란은행은 긴급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매입한 채권을 점진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양적완화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이다.
Reform UK부터 좌파 성향 싱크탱크에 이르기까지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매각이 국채의 수익률, 즉 금리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는 정부의 차입 비용을 높인다. 변동성이 큰 국채시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급한 문제다. Bailey 총재는 다음 주 초당적 재무위원회 소속 하원의원들 앞에 출석해 자신의 판단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