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유권자들이 일요일 투표소로 향하는 가운데, 반이민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 단위에서 집권하는 첫 극우 정당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fD는 여론조사에서 여유 있게 앞서고 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으로 고립된 이 정당이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유권자들이 일요일 투표에 나선다. 이번 선거는 반이민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 단위에서 집권하는 첫 극우 정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소 띤 모습과 대중적 매력을 갖춘 35세의 울리히 지그문트 대표가 이끄는 AfD는 수개월째 여론조사에서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요일 저녁 AfD가 단독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도 실제로 거론된다. 독일의 의회 진입 기준인 5% 득표율을 여러 군소 정당이 넘지 못할 경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AfD의 주요 공약에는 ‘재이주 및 추방 공세’, 공립학교 내 LGBTQ 프라이드 무지개 깃발 금지, 신규 풍력발전단지 건설 중단 등이 포함됐다.
독일: 작센안할트 AfD 구상의 이념가 한스-토마스 틸슈나이더
독일 국내 정보기관은 지그문트가 대표하는 AfD 지역 조직을 ‘우익 극단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민족주의 성향 단체 및 싱크탱크와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그문트는 2023년 베를린 인근에서 극우 활동가들이 이민 배경을 가진 수백만 명을 강제로 국외 추방하는 급진적 ‘재이주’ 계획을 논의한 비밀 회동에 참석했다.
일요일 선거는 극도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정부에 대한 바로미터로도 주목받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비정규 이민과 치안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AfD의 인기를 잠식하려 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AfD의 지지율은 40%를 조금 웃돌며,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은 23%로 뒤를 잇고 있다.
AfD가 단독 과반을 확보하면 주류 정당들이 오랜 ‘방화벽’ 원칙에 따라 AfD와의 협력을 거부하며 집권을 막아온 시도를 우회할 수 있다.
독일의 비례대표제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제도는 연립정부 구성을 장려하고 한 정당이 단독으로 통치하기 어렵게 설계됐다.
AfD가 단독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현직 주총리 스벤 슐체가 이끄는 CDU 중심 정부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다만 구체적인 연정 구성은 어떤 정당들이 의회에 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요일 투표 이후 수주간 연정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이곳에서 시작한 일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AfD에 작센안할트주 선거는 2029년 예정된 차기 연방선거에서 국가 권력을 확보하려는 더 큰 야심을 향한 디딤돌이다.
지그문트는 토요일 저녁 마지막 유세에서 “내일 선거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이미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센안할트주 주도 마그데부르크에서 모인 청중에게 “우리가 이곳 작센안할트에서 시작한 일, 지금 독일 전역을 휩쓸고 있는 흐름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AfD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서독과의 부의 격차가 지속되는 데 대한 동독 지역의 뿌리 깊은 불만을 오랫동안 파고들어 왔다.
서독이 공산주의 국가였던 독일민주공화국(GDR)을 흡수한 뒤 국영기업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특히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실업과 인구 유출이 발생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평균 임금과 저축액은 더 낮고, 대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서부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동부 독일인들은 정치권에서도 대표성이 낮다.
일요일 AfD가 선두 주자로 부상하더라도 방화벽 원칙 때문에 정부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어떤 정당이 5% 문턱을 넘느냐에 따라 복잡한 연정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열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CDU의 현 연정 파트너 중 하나인 자유민주당(FDP)은 기준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지지율이 10%를 밑돌고 있다.
AfD와의 연정을 배제하지 않은 유일한 정당인 소수 극좌·반이민 성향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 역시 의회 진입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이 차기 주총리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꼽는 슐체가 SPD 및 녹색당과 연대하더라도 과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CDU는 과반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극좌 성향의 좌파당과의 연정을 배제한 상태다.
한 가지 선택지는 슐체가 이끄는 소수정부다. 이 경우 인접한 동부 독일 튀링겐주에서 활용된 모델처럼 좌파당의 소극적 용인에 의존하게 된다.
첫 개표 결과는 일요일 오후 6시(한국시간 7일 오전 1시, 1600 GMT)께 투표 종료 직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FRANCE 24, Reuters 및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