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말거나 금리를 인하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고용주들이 8월에 16만2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한 이후 시장은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약 60%로 반영하고 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소비재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회의를 열기 열흘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한 주 동안 대통령과 부통령, 재무장관, 대통령의 고위 경제 참모 한 명이 모두 Fed에 금리를 올리지 말고, 일부는 금리를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중앙은행을 비판해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처럼 폭넓은 공개 압박전은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의장 제이 파월을 직접 비판했던 것과 달리 새 Fed 의장 케빈 워시를 직접 겨냥한 비판은 피해왔다. 그러나 금요일에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과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들과의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직접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이어 금요일 피터 나바로 고위 경제 참모는 전 트럼프 고문 스티브 배넌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부주의한” 조치이며 “미국이 번영하는 데 가장 필요한 부문을 정확히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을 “광대들”이라고 부르면서도 워시에 대해서는 “옳은 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초 JD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Fed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Fed의 도움도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CNBC 인터뷰에서 Fed는 통상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2차 또는 3차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행정부의 압박은 워시에게 어려운 시기에 가해지고 있다.
시장은 9월 15~16일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60%로 간신히 반영하고 있으며, 금요일 발표된 강한 고용보고서가 그 확률을 다소 끌어올렸다. 이번 회의는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열린다. 여론조사에서는 높은 물가와 금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광범위해 행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전이 워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보도했으며, 여러 보좌진도 공개적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 워시와 한 차례만 대화했다고 말하며 이를 직접 부인했다.
워시 본인은 대통령이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또 7월 의회 증언에서는 Fed가 금리를 동결하고 인하하지 않은 점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했다. 동시에 워시는 대통령과 다른 정치인들이 Fed 정책에 대해 의견을 밝힐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였던 2019년 5월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래리 커들로 경제자문관이 모두 Fed가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ed는 당시 압박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지만 두 달 뒤 실제로 금리를 인하했다.
당시 행정부의 논리는 현재와 유사했다. 경제성장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감세와 강력한 자본 투자를 통해 경제의 공급 측면이 확대되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고도 성장 여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3개월 연율 기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6%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는 Fed가 선호하는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3개월 연율 상승률이 3%를 조금 웃도는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여러 Fed 당국자는 인플레이션이 5년 동안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을 넘어선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7월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됐을 때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워시는 잭슨홀 연설에서 Fed가 인플레이션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PCE 물가지수의 199개 구성 항목 가운데 54%가 지난 12개월 동안 3% 넘게 올랐다는 점도 지적했다.
행정부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연관성을 부정함으로써 경제학의 핵심 개념에 도전하고 있다. 경제가 생산능력을 넘어 성장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개념이다. 이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이론인 필립스 곡선은 긴축적인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을 인플레이션의 주요 경로로 본다. 금요일 발표된 강한 고용보고서 이후 시장이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보고서에서 임금 상승은 잘 억제됐다. 8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고, 실업률은 4.1%를 유지했다.
경제의 공급 측면을 확대하면 생산능력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행정부의 주장은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시점이라는 문제가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데이터에 따르면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장비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은 금요일 발표될 CPI 보고서에 주목할 전망이다. Fed 당국자들은 이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가속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척도가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Fed가 금리를 인상할지 동결할지가 결정될 수 있다. 최근 FOMC 위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언급한 사람은 없다.